저는 경북대에 재직하다가 퇴직하여 현재 명예교수로 있는 박상진입니다. 잠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천연기념물 분과)을 역임한바 있습니다. 우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국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지켜나가자는 문화재지킴이 운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문화재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자연 문화재인 천연기념물도 지킴이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여 건의 드립니다. 고목나무를 비롯하여 희귀 동식물 및 광물과 동굴 지질 등의 천연자원, 경관 가치가 큰 명승 등의 기념물(記念物)이 포함됩니다만, 특히 고목나무 천연기념물과 시도기념물에 대한 지킴이 운동도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고목나무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나무들입니다. 이름난 선비나 임금님이 직접 심거나 쉬어가는 등의 인연으로 알려진 명목(名木), 나무에 신령이 깃들여 있다고 믿는 신목(神木)이 포함되며 그 외 마을의 안녕을 비는 서낭의 지킴이 나무가 된 당산나무, 향교나 서당 등에 심어 경치를 아름답게 하는 정자나무 등이 대상입니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약 1만4천 그루의 고목나무가 있으며 ‘보호수’란 이름으로 산림청의 지도를 받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합니다. 이들 중 극히 일부인 172그루가 천연기념물, 약 1백여 그루가 시도기념물 문화재로 지정되어 문화재청의 보호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문화재 고목나무는 대부분 인가와 떨어진 외진 곳에 홀로 자라는 탓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고 아무래도 관리가 소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목나무는 수백 년에서 천년에 이르는 오랜 동안 백성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왔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간직한 우리의 귀중한 민속자산입니다. 다른 문화재와 달리 고목나무는 한번 죽어버리면 영원히 없어지는 생명 문화재입니다. 문화재 지킴이 운동의 일환으로 고목나무에 대하여도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울러서 아직은 문화재가 아닌 산림청 관리의 보호수 고목나무도 함께 관심을 대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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